내일부터 연휴입니다. 쉬는 날이 길어지면 오히려 불안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고,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17세기 프랑스의 블레즈 파스칼은 바로 그 기분에 대해 가장 날카로운 말을 남긴 사람입니다.
파스칼은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였습니다. 열아홉 살에 계산기를 만들었고, 지금도 압력의 단위에 그의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그러나 오래 남은 것은 그가 서른아홉에 세상을 떠난 뒤 조각 원고를 모아 펴낸 『팡세』입니다. 「생각」이라는 뜻의 제목 그대로, 완성되지 않은 생각의 조각들입니다.
방 안에 가만히
인간의 모든 불행은 방 안에 가만히 머물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파스칼파스칼은 사람들이 사냥을 하고, 도박을 하고, 전쟁에 나가는 이유를 이렇게 봤습니다. 토끼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혼자 조용히 앉아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 견디기 어려워서라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이든 붙잡고 바쁘게 지냅니다.
연휴에 아무 약속 없는 하루가 생기면 이 문장을 떠올려 보셔도 좋겠습니다. 방 안에 가만히 있는 연습은 생각보다 어렵고, 생각보다 값집니다.
생각하는 갈대
『팡세』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말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구절입니다. 사람은 자연에서 가장 약한 갈대 같은 존재라 바람 한 줄기에도 꺾이지만, 자기가 죽는다는 것을 안다는 점에서 자기를 꺾는 우주보다 고귀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약함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느낀 문장이 이것입니다.
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두렵게 한다.
파스칼명절에 고향에 내려가면 도시에서는 보이지 않던 별이 보입니다. 그 하늘 아래 서면 이 문장이 조금은 이해됩니다. 두려움은 작아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작다는 것을 알아서 생기는 것입니다.
이성이 모르는 이유
마음은 이성이 알지 못하는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파스칼파스칼만큼 이성을 믿은 사람도 드뭅니다. 그런 사람이 이성의 한계를 인정한 문장이라 더 무게가 있습니다. 가족에게 서운했던 일이 있어도, 명절에 다시 한 상에 앉게 되는 이유는 따져서 설명되지 않습니다.
천사도 짐승도 아닌
인간은 천사도 짐승도 아니다. 천사인 체하는 자는 오히려 짐승이 되고 만다.
파스칼자기가 옳다고 확신하는 사람이 가장 모질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파스칼은 그 위험을 알았습니다. 사람은 그 중간 어디쯤에 있고, 그 자리를 인정하는 것이 겸손의 시작입니다.
힘과 정의
힘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다.
파스칼『팡세』에서 가장 현실적인 문장입니다. 옳은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힘만으로는 위험합니다. 둘을 함께 쥐어야 한다는 말은 지금 읽어도 낡지 않았습니다.
클레오파트라의 코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도 세상의 모습은 달라졌을 것이다.
파스칼역사를 움직이는 것이 거창한 원인이 아니라 사소한 우연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에게 보낸 문장 한 줄이 그 사람의 하루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명심✦명언」에는 동서고금의 문장 3천여 개가 33개 주제로 담겨 있습니다. 인생·평온·겸손 주제를 열면 파스칼의 문장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남는 문장은 카드로 만들어 그대로 보낼 수 있습니다.